"내가 이 책을 중학교 때 읽었으면 내 인생은 지금과 달라졌을까?" 20대 여인의 쓸쓸한 목소리에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가 들고 있는 빨간 책 위에 꽂힌다.
13일 대훈서적(시청점)에서 상영된 연극 '책, 갈피' 서점에 연극을 보러오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지만 몇 개의 책장을 사이에 두고 간이 무대를 설치한 곳은 발 디딜 틈이 없다. 연극을 보러온 사람들 때문에 그 큰 서점이 좁아 보일 정도다. 지난가을 대학로의 '이음 책방'에서 처음 상연된 이 연극의 배경은 대전 은행동의 작은 서점이다. 책을 좋아하지만, 공부욕심 때문에 책을 포기하는 재경(김윤희)과 그녀를 좋아하며 소설가가 꿈인 영복. 영복을 좋아하지만 책이라면 끔찍이 싫은 보연과 그 책방에서 일하는 소영 그리고 재수생 현식. 이 다섯 사람이 조그만 책방에서 책과 함께 쌓아가는 추억 이야기는 극장을 떠나 책 가득한 공간에서 펼쳐졌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대전 동산중과 대신고를 졸업한 연출 '이양구'씨는 그 시절 자신이 걸었던 길을 회상하며 이 극을 썼다. 그는 "어떤 책은 그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기도 한다." 라며 "우리가 책을 읽는다는 것이 참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생각할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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