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외할머니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자신의 본질을 찾고자 합니다. 자신의 행동과 모습이 상황마다 각각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에 대한 괴리감은 인간은 누구나 느낄 것입니다. 그러나 다양한 상황에서 다른 모습이 자신과 동일하다는 인정은 자신에 대한 일체감으로 나타납니다.
작가는 이번 작업에서 이런 일체감을 나타낼 수 있는 대상으로 가족과 자신이 태어난 모태인 어머니의 어머니, 할머니를 형상화함으로써 작가 자신에게 초점을 두었습니다. 작품에 드러나는 할머니는 존경의 대상이며 역사이며 고향입니다.
이 관계를 작품 속에서 다른 공간을 두어 외ㆍ내적으로 즉, 표면적인 닮음과 다름을 사실성을 바탕으로 삶에서 묻어나오는 시간성을 표현하였으며, 복주머니는 기원적이면서 하나의 기호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복주머니의 오방색이 우리나라를 상징하며 수놓여 있는 십장생은 건강과 함께 복을 기원하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기호는 상징성으로 그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 코드가 되어 우리는 그것을 보며 연상과 회상으로 또 다른 애틋함을 느낄 것입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사회는 부계 우선주의 사회이지만, 그 근원의 힘은 우리의 아버지의 어머니이신 할머니의 사랑에서 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우리의 어머니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나에게도 어머니는 약하면서도 강하며 존경이면서 동시에 고향이며 곧 나아가 모두를 이루는 근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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